‘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강원의 리틀파파 6번 안성남!’ 경기 시작 전 출전선수를 안내할 때, 강원FC 장내 아나운서는 안성남을 그렇게 소개했다. 첫 걸음은 비록 작고 약할지라도 마지막 걸음만큼은 크고 풍성할 것이라고. 돌이켜보면 그의 축구인생이 그랬던 것 같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내셔널리그에서 절치부심, 3년의 시간을 보낸 뒤 안성남은 꿈의 무대 K-리그에 안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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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강원FC 첫 골의 주인공이 되었다. 소감이 궁금하다.
기분은 좋았지만 팀이 이기지 못했고 또 내용도 만족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쉽네요. 제 골이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됐어야했는데 말이죠. 사실 작년에 개막전에서 왼쪽 내측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 나서부턴 오른쪽 발을 쓸 때마다 많이 두려웠어요. 그래도 올해 다치지 않고 동계훈련을 마쳤고 이렇게 골도 기록했으니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벌써 6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10시즌 득점 순위 Top10 안에 들었다. 아무래도 지난해 힘겨웠던 시간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지난해 개막전에서 다치고 많은 시간 힘들어하며 재활에 임했어요. 5월 24일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복귀했는데 100% 회복된 컨디션은 아니었죠. 그렇지만 와이프와 (이)을용이형, (정)경호형 등 선배들과 친구들, 후배들이 많이 챙겨줘서 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재활당시 무엇보다 가족의 격려가 큰 힘이 됐을 것 같다.
와이프가 당시 임신한 상태였지만 재활할 때 옆에 있어주며 제 뒷바라지를 잘해줬어요. 고맙죠. 아들 주완이도 재활하고 있을 때 태어났어요. 제가 탯줄도 직접 잘랐고요. 책임져야할 사람이 늘었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었죠. 지금도 힘들 때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기쁜 일이 있을 때나, 가족은 늘 옆에서 저를 챙겨주고 기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줘요. 운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도 집에 도착해 문을 여는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서 집에 갈 때면 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져요.
동계훈련 때는 중앙MF에서도 뛰었다. 보직 변경을 조심스레 점쳐봐도 좋을까.
동계훈련 때 (권)순형이 자리에서 뛰었어요. (이)을용이형과 (권)순형이가 굉장히 존경스럽더군요. 저희 팀은 미드필더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많이 힘들죠. 아직까지는 윙포워드나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뛸 때가 편합니다.
강원FC 입단 후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
창단 첫 경기였던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이죠. 다쳐서 아픈 기억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좋았던 기억이 더 많아요. 축구선수로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으니까요. 일단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호응할 줄은 몰랐어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창단을 축하해주며 경기장을 가득 메웠는데, 베스트일레븐으로 선발돼 그라운드에서 관중을 보는 순간 소름이 확 끼쳤어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라 정말 놀랐거든요.
강원FC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뛰었는데, 사실 미포조선이 내셔널리그 최상위권 팀이지만 관중은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뛸 생각을 하니 너무나 행복했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해봐요. 저 뿐만 아니라 나머지 다른 선수들도 즐거워하며 뛰었고 덕분에 개막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원FC 와서 처음 느낀 게 바로 팬의 존재에요. 너무나 많은 분들이 저희를 위해 응원해주고 계세요.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저희는 정말 행복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해요. 요즘도 ‘내가 축구를 하는 동안 언제 또 이런 순간, 이런 감정을 느껴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그래서 늘 강원FC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 왔다가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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